건강을 생각해 ‘착한 음식’을 선택했는데, 알고 보니 당 함량이 높거나 나트륨이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마트나 온라인에서 ‘건강식’, ‘저지방’, ‘유기농’, ‘무설탕’이라는 단어를 보면 믿고 사게 되지만, 실제 성분을 뜯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착해 보이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은 ‘배신의 건강식품’들. 이 글에서는 건강한 식품을 제대로 고르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라벨, 성분표, 당류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소개합니다.
라벨 문구에 속지 않는 법
식품 포장지에는 ‘건강해 보이는 단어’들이 가득합니다. 무설탕, 저지방, 유기농, 글루텐 프리, 무첨가, 천연 등 마치 이 식품을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만들어져 있죠. 하지만 이 문구들은 대부분 ‘마케팅 용어’일 뿐 법적 기준을 엄격히 따르지 않아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무설탕’이라고 쓰인 음료나 간식이라도, 실제로는 당알코올이나 액상과당, 혹은 농축 과일즙이 들어 있어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천연’이라는 말도 명확한 정의가 없어 화학 처리를 거친 성분이라도 자연에서 유래했다면 천연으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 ‘저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을 줄이는 대신 맛을 보완하기 위해 더 많은 당이나 나트륨을 첨가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소비자는 ‘라벨 문구’가 아니라, 실제 영양정보와 원재료명을 먼저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식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포장지 앞면보다는, ‘정말 중요한 정보’는 항상 뒷면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성분표 해석하는 기본 원칙
건강식을 제대로 고르려면 성분표를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성분표는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안에 뭐가 얼마나 들어있는가’를 파악하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원재료명 순서입니다.
국내 식품 표기법상, 사용량이 많은 순서대로 재료가 나열되므로 처음 세 가지 재료만 잘 봐도 이 식품의 영양구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곡물바’라며 포장되어 있지만, 첫 번째 재료가 ‘물엿’, 두 번째가 ‘설탕’이라면, 이건 간식이지 건강식이 아닙니다.
또한 ‘정제수’ 다음으로 ‘식물성 유지’, ‘혼합 식품첨가물’, ‘합성향료’가 자주 등장한다면 이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식이라면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 견과류, 과일, 식물성 단백질 등이 주요 성분이어야 합니다. 영양성분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총 열량뿐 아니라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나트륨, 당류, 식이섬유를 함께 봐야 하며, 1회 제공량이 작게 설정되어 실제 섭취량 대비 수치가 축소되어 보이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봉지 전체가 200g인데 1회 제공량이 30g이라면, 실제 영양성분은 표시된 것보다 6배일 수 있습니다. 이런 꼼수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식을 고르는 첫걸음입니다.
당류 함정 피하는 법
많은 소비자들이 ‘설탕’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공식품에는 다양한 이름의 당류가 사용됩니다. ‘설탕’ 대신 ‘물엿’, ‘액상과당’, ‘포도당’, ‘옥수수시럽’, ‘갈색설탕’, ‘말토덱스트린’ 등의 이름으로 표기되며, 대부분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키는 단순당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제품은 ‘건강 간식’이라는 이미지로 판매되는 요거트, 곡물바, 말린 과일, 심지어는 단백질 쉐이크입니다.
요거트 하나에 당이 20g 이상 들어가 있는 경우도 흔하며, 말린 과일은 원재료 외에 설탕이 첨가되어 실제 과자보다 당 함량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은 WHO 기준으로 25g 이하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시리얼 한 컵(10g), 요거트 하나(15g), 간식용 곡물바 하나(10g)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을 넘기게 됩니다.
당류는 단기적으로 혈당 불균형과 에너지 저하, 장기적으로는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가당’ 제품을 고르는 것이며, ‘무설탕’이라는 말도 실제로는 당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영양성분표에서 당류 총량을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
‘건강식’이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진짜 건강한 식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포장지 앞면의 광고 문구보다, 뒷면의 라벨과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수입니다. 당류, 나트륨, 지방을 제대로 파악하고, 당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선택하세요. 당신의 식탁은 라벨을 읽는 눈에 달려 있습니다.